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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뉴스] ‘성적 소수자 포용’ vs. ‘죄악’ … 동성결혼 혼란빠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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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이 동성 결혼을 금지시킨 주민발의 8호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미국 내 동성 결혼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한 번 불붙었다. 종교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동성결혼을 금지한 대부분의 주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동성결혼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비교적 간단하게 압축된다. 동성애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위배된다는 것. 미국 가톨릭 주교단은 "동성 결혼은 죄악"이라며 혼인은 남녀 사이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모든 이들에게는 인간 존엄성이 있고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지만 동성 결혼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침례교 역시 "동성애는 크리스천 가르침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동성애를 인정하는 교구를 교단에서 추방했다.

성경에는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는 구절이 곳곳에 언급되어 있다. 성경 레위기 18장 22절과 로마서 1장 27절에는 '동성애를 가증한 일'로, 20장 13절에는 동성애자를 죽이도록 명령하고 있고, 창세기 19장 1절에서 5절에는 '소돔의 죄악 중의 하나로 동성애'를 언급하며 하나님께서는 소돔을 유황과 불로 심판하셨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동성애에 너그러운 시선을 보내는 종교계도 존재한다. 성공회는 동성애자인 캐넌 로빈슨(56)을 주교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동성애를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아닌 '소수자'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미국 내 약 1500만명으로 추산되는 동성애자들이 받는 억압과 차별은 '노예제도'와 마찬가지로 없어져야할 고통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국 시카고신학대의 테드 제닝스 교수는 "수많은 동성애 성향의 젊은이들이 '게이로 사느니 차라리 죽어라'는 메시지를 주입받고 괴로워하다 끝내 자살을 택하고 있다"며 "이 고통은 바로 교회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종교계의 찬반이 엇갈리는 것처럼 유력 정치인들의 성향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오늘 캘리포니아 법안에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위헌 판결에는 찬성하지만 동성결혼에는 여전히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을 두고 논쟁이 연방 대법원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LA 로욜라 법학대학의 도그 네자임 교수는 "진보 성향 대법관들도 대부분 주에서 금지하는 동성결혼 조항을 전복시킬 만큼 대범하진 않다"고 말해 이 문제가 결코 간단치 않음을 내비쳤다.

동성결혼을 둘러싼 복잡한 논쟁의 이면에는 미국내 종교계와 정치권의 미묘한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요일에 교회를 찾는 발길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지만 미국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은 줄지 않고 있다. 미국은 정치와 종교의 엄격한 분리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가 종교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는 맞는 말일지 몰라도, 반대의 경우에는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 미국 기독교계의 다양한 교파와 교단들이 각기 다양한 단체를 조직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종교사회학자 로버트 벨라는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 연설 때마다 종교적 언급을 하는 이유가 단순히 수사학적 목적 때문이 아니라 미국인들의 정치적 태도 가운데 내재한 신앙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시민종교'개념으로 미국 내 기독교의 영향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찬반에 대한 가치판단을 떠나 미국 전체에서 동성결혼이 허용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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