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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CRC] 동성부부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는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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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7일, 올 46세의 김모씨는 21년동안 함께 살았던 A씨를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 ‘사실혼 관계 해소로 인한 재산 분할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청구하였다. 일부 신문에서는 이를 두고 '이색소송'이니 '전세계적으로 판례를 찾기 어려우니' 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소송이 특별히 색다르거나 세계적으로 희귀한 일은 아니다. 동성 커플이 이성애자 부부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재산분할 혹은 유산상속 등의 귄리찾기를 위한 소송은 이미 외국에서는 '동성결혼법'이 제정되기 전단계에 거쳐온 일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싸움의 과정을 지나 마침내 맺어진 결실이 '동성 혼인 인정법'임을 상기해볼때 이번 우리나라에서의 이 레즈비언 커플간의 소송은 매주 중요하고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큰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소송을 보도하면서 두 레즈비언의 성관계 횟수 등에 더욱 관심을 보이는 한심한 보도행태를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정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은 21년동안 경제적, 정서적 공동체를 이룬 두 사람의 사이를 법원이 부부 즉, 가족관계로 인정할 것인가 이다. 이것은 이땅의 많은 동성애자 커플들이 안고 살아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의 해소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나아가 보험혜택, 상속, 입양 등과 유사시 상대의 보호자 역할을 할 권리 등을 가지는 견인차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해서 평생을 함께 할 것을 약속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 것과 남 것을 나누는 남남이 아닌,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서로 의지하는 사이로 20여년을 지내왔다. 이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두 사람이 왜 헤어지게 되었는가하는 문제는 우리가 여기서 왈가불가할 문제가 아니다. 사회가 그 구성원을 위해 해야하는 역할은 개인간의 이러한 신뢰로 맺어진 계약이 잘 지켜지도록 하는 것이며, 계약 파기로 인해 한 사람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임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또한 그것이 남녀로 이루어진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편견과 차별이며, 평등과 존엄성 추구는 '동성애자'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번 소송을 접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함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미 지난 해 8월, "엑스존 행정소송" 판결때 정의와 양심보다는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동성애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패소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때 동성애자 커뮤니티 및 인권 운동계에서는 이 사실에 분노와 실망감을 표했었다.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사회적 약자들을 고통속에 빠트리는 차별과 억압을 해소하는 인권 보호의 노력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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