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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친구사이 2월의 소식지 - RUN/OUT 행사 참여자 응답을 통해 본 성소수자 정치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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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호]

[커버스토리 "RUN/OUT 프로젝트" #19]

RUN/OUT 행사 참여자 응답을 통해 본

성소수자 정치 지형

 

 

Ⅰ. RUN/OUT에 모인 사람들: 누가, 어떤 조건에서 만났는가

 

하인리히 뵐 재단 동아시아 사무소의 지원을 받아 2025년 9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된 RUN/OUT 프로젝트 파일럿 프로그램(이하 'RUN/OUT')에는 총 128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어떤 세대와 지역, 어떤 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일까. 설문을 통해 수집된 참여자의 특성을 바탕으로 RUN/OUT이 지난 6개월 동안 어떤 사람들을 만나왔는지, 그리고 이들이 상상하는 성소수자 정치가 어떤 인식 위에서 형성되고 있는지를 가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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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세대 구성에서 비교적 뚜렷한 특징이 나타난다. 참여자들의 평균 출생연도는 1992년생이며 중앙값은 1993년생으로 나타났다. 이는 참여자 다수가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의 연령대에 위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세대 분포를 구체적으로 보면 1990년대 출생자가 56명(4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2000년대 출생자가 45명(35%)으로 그 뒤를 이었다. 1980년대 출생자는 14명(11%), 1970년대 이전 출생자는 5명(4%)으로 나타났다. 전체 참여자의 약 80%가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라는 점에서 RUN/OUT 참여 집단은 비교적 젊은 정치 참여 관심층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1970년대 이전 세대 역시 일정 규모 포함되어 있어, 완전히 특정 세대에만 국한된 집단이라기보다는 세대 간 경험이 부분적으로 교차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지역 분포에서는 수도권 집중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체 참여자 가운데 서울 거주자는 91명(71%)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경기도 거주자는 19명(15%)이었다. 서울과 경기 지역을 합하면 전체 참여자의 약 86%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RUN/OUT이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된 물리적 조건의 영향이 크지만, 동시에 성소수자 정치 참여 네트워크가 여전히 수도권, 그 중에서도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수도권 외 지역에서도 참여가 확인되었다. 대구, 대전, 인천, 경남, 강원 등 다양한 지역에서 총 18명(14%)이 참여해 비수도권 단위에서 정치 참여를 탐색하는 흐름이 서서히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참여자의 커밍아웃 상태 역시 중요한 특징으로 나타난다. 설문 응답을 바탕으로 보면, 전체 참여자 가운데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또는 일부·선별적으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가 63명(49.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절반가량의 참여자가 이미 자신의 성정체성을 일정 수준 공개한 상태에서 정치 참여를 탐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커밍아웃하지 않은 성소수자는 39명(30.5%)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성소수자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 공개하지 않았거나 공개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집단이다. 또한 비성소수자 참여자(앨라이) 역시 16명(12.5%)이 확인되어 RUN/OUT 참여자가 성소수자 당사자만으로 구성된 집단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성정체성을 탐색 중이거나 명확한 범주로 스스로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응답한 참여자가 3명(2.3%)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응답자는 해당 문항에 답하지 않았다. 이러한 분포는 RUN/OUT이 단순히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만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커밍아웃 여부와 정체성 탐색 단계가 서로 다른 다양한 참여자들이 함께 모이는 공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성소수자 정치 참여가 반드시 공개된 정체성에만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회적 위치에 놓인 개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의 사회경제적 배경 역시 비교적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응답에 나타난 대표 이력을 보면 정당 활동가와 국회 보좌진 등 정치 영역 종사자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개발자·IT 종사자 등 전문직 종사자, 프리랜서, 대학생·대학원생 등 여러 직업군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참여자 3명 중 1명은 정당 활동이나 국회 보좌진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약 5명 중 1명은 커뮤니티 단체 활동이나 시민사회 운동 경험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RUN/OUT 참여자가 특정 정치 조직 내부 인력만으로 구성된 집단이라기보다, 정치 종사자와 시민사회 활동가 집단에 한정되지 않고 개발자, 전문직, 농업 종사자, 학생 등 다양한 직업군들이 함께 섞여 있는 혼합적 네트워크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RUN/OUT이 만난 사람들은 이미 완성된 정치 주체라기보다, 서로 다른 조건 속에서 정치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는 잠재적 플레이어에 가까웠다.

 

 

 

Ⅱ. 참여자들이 말한 ‘성소수자 정치’: 무엇을 정치라고 부르는가

 

RUN/OUT에 참여한 128명의 정치적 위치를 살펴보면, 이들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 조직에 집중된 집단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정치적 여정과 경험을 가진 개인들이 한 네트워크 안에서 교차하는 구조를 보인다. 일부는 이미 정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참여자였고, 일부는 정치 참여를 막 시작했거나 탐색하고 있는 단계에 있었다. 이러한 분포는 RUN/OUT 참여자들이 단일한 정치 집단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정치 참여 단계에 놓인 개인들이 함께 모여 형성된 초기 정치 네트워크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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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참여자들의 정당 소속 분포를 살펴보면 정치적 배경은 비교적 다양하게 나타난다. 전체 참여자 가운데 소속 정당이 없거나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약 3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당 소속을 밝힌 참여자를 기준으로 보면 정의당 18명(25.7%), 진보당 14명(20.0%), 더불어민주당 13명(18.6%), 기본소득당 9명(12.9%), 국민의힘 6명(8.6%), 녹색당 5명(7.1%), 조국혁신당 2명(2.9%), 그리고 세번째권력·노동당·여성의당 등 기타 정당이 각각 1명(1.4%)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정당 분포는 RUN/OUT 참여자가 특정 정치 진영 내부의 확장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정당 공간에 흩어져 있던 정치 관심층이 RUN/OUT 행사 안에서 교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정의당과 진보당 등 기존 진보정당 참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참여자 역시 일정 규모 존재한다는 점에서 성소수자 정치 참여가 특정 이념 진영에만 국한된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RUN/OUT은 서로 다른 정치 공간에 흩어져 있던 성소수자 정치 관심층이 처음으로 서로를 가시화하는 접점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의 정치 참여 단계 역시 단일하지 않았다. 설문 응답을 기준으로 보면 2026년 지방선거에 즉시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참여자는 8명(6%)에 그쳤다. 반면 장기적으로 국회의원 등 출마 가능성을 고민하는 참여자는 18명(14%)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집단은 직접 후보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선거 캠프 참여, 정책 지원, 조직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 과정에 참여하려는 지원자·캠페이너형 참여자였다. 이 집단은 74명(58%)으로 전체 참여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정치 참여 가능성을 탐색하는 관찰자 집단 역시 28명(22%)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포는 성소수자 정치가 후보 한 사람의 결단으로 작동하는 구조가 아니라, 후보·캠페이너·조직가·지지자·관찰자가 함께 얽히는 생태계 속에서만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성소수자 정치인은 혼자 등장하지 않는다. 후보의 등장은 언제나 그 주변의 인력, 관계, 지지 기반과 함께 만들어진다.

 

한편 이러한 참여자들이 이해하는 성소수자 정치의 의미 역시 하나의 단일한 정의로 수렴되지 않았다. 설문 응답과 서술형 답변을 살펴보면 참여자들은 성소수자 정치를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이는 성소수자 정치가 단순한 정체성 정치로만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 대표성, 민주주의 확장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 권리와 제도를 변화시키는 정치

 

가장 많은 응답은 성소수자 정치를 권리와 제도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었다. 한 참여자는 성소수자 정치를 “위헌·불법적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박탈당한 퀴어의 권리를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해, 기성사회가 공고히 한 제도에 균열을 내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장하는 정치”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이를 “성소수자 이슈의 보편성을 확보하고, 성소수자의 경험을 반영한 제도를 개선하며 성소수자 권리를 제도화하는 정치”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응답은 성소수자 정치를 단순한 정체성 정치가 아니라 법과 정책을 변화시키는 제도 정치의 영역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여러 참여자들은 “차별금지법 제정”, “성소수자 친화적 정책 제시”, “성소수자 관련 법안을 입법하는 정치인”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며 정치의 핵심 역할을 권리의 제도화에서 찾고 있었다. 이는 성소수자 정치가 단순한 사회운동의 연장이 아니라 정책과 제도를 변화시키는 정치 과정으로 이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정체성을 드러내는 정치

 

다른 한편에서는 성소수자 정치의 핵심을 정체성의 가시화에서 찾는 응답도 상당수 나타났다. 일부 참여자들은 성소수자 정치를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정치인”, “성소수자 정체성을 드러낸 채 정치판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성소수자 정치인을 “존재 자체로 다른 성소수자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주는 정치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응답은 성소수자 정치가 정책 생산의 기능을 넘어, 사회적 존재를 가시화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일부 참여자들은 성소수자 정치인을 “우리 편 같은 든든함”, “외로움과 싸움 속에서도 존재를 보이고 인식시키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동시에 커밍아웃이 반드시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의견도 확인되었다. 한 참여자는 “커밍아웃이 필수적이지는 않지만, 그것을 정치적으로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고려하면서 성소수자 유권자와 신뢰를 쌓는 정치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정체성의 공개 여부 자체보다 정치적 관계와 신뢰 형성이 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3)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확장으로서의 정치

 

흥미롭게도 일부 참여자들은 성소수자 정치라는 개념 자체를 특별한 정치 영역으로 보지 않는 시각도 제시했다. 몇몇 응답에서는 “그냥 정치인”, “모든 사람이 그렇듯 어떤 당사자성을 가진 정치인”, “성소수자 정치도 일반 정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표현이 등장했다. 한 참여자는 “모든 정치인은 자신이 대표하는 지역이나 집단의 경험을 정책에 반영한다. 성소수자 정치인 역시 자신의 특성 중 하나인 성소수자를 대표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성소수자 정치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며 정치의 현실적 한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인식은 성소수자 정치를 특별한 정치 영역으로 구분하기보다는 민주주의 대표성의 확장 과정 속에서 이해하는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참여자들은 “이 사회에 존재하는 퀴어의 비율만큼 의회에도 퀴어 정치인이 존재해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정치적 대표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일부 응답에서는 성소수자 정치가 민주주의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온 대표성 확장의 흐름 속에 위치한다는 해석도 등장했다. 한 참여자는 “정치 권력이 엘리트에서 보통 사람에게, 남성에서 여성에게 확장되어 왔듯이 성소수자 정치 역시 인권과 평등이 확장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보면 RUN/OUT 참여자들이 이해하는 성소수자 정치는 하나의 단일한 의미로 수렴되기보다 제도 변화, 정체성 가시화, 민주주의 대표성 확장이라는 서로 다른 세 가지 관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를 보인다. 이러한 인식의 다양성은 성소수자 정치가 특정 이념이나 전략으로 단순히 설명되는 현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정치 경험과 기대 속에서 형성되는 다층적 인식 영역임을 보여준다.

 

 

 

Ⅲ. 성소수자 정치를 둘러싼 인식은 어떻게 연결되고, 어디서 나뉘는가

 

RUN/OUT 참가자 128명 가운데 주요 설문 문항에 응답한 118명을 기준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본 설문은 참여자들이 성소수자 정치와 정치 참여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몇 가지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정치 참여 관심도, 출마 상상 가능성, 성소수자 정치의 시작 조건, 정치적 가시성에 대한 인식, 그리고 커밍아웃 정치인의 대표성 등에 관한 질문을 통해 참여자들의 인식 구조를 확인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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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문 문항별 공통점과 차이

 

설문 결과를 종합해 보면 참여자들은 전반적으로 높은 정치 관심도를 보이면서도, 성소수자 정치가 형성되는 방식에 대해서는 단일한 인식을 보이지 않았다. 정치 참여 자체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높게 나타났지만 실제 선거 출마를 상상하는 문제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가 확인되었다. 또한 성소수자 정치가 어떤 조건에서 시작되고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는지에 대해서도 개인의 등장과 제도 변화, 가시성과 안전, 공동체 경험과 개인 정치인의 역할 사이에서 다양한 인식이 함께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성소수자 정치가 특정 개인의 등장이나 상징적 사건만으로 형성된다고 보기보다, 정치 참여 환경과 사회적 조건, 그리고 공동체 경험이 함께 구성되는 과정 속에서 이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오늘날 성소수자 정치의 문제는 관심의 부족이 아니라, 정치 진입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의 부족에 더 가깝다는 점 역시 확인된다.

 

(1) 정치 활동에 대한 관심도

나는 평소 정당이나 선거 등 정치 활동에, (1)관심이 크지 않다 ↔ 관심이 크다(5)

 

첫 번째 문항은 평소 정당 활동이나 선거 등 정치 과정에 대한 개인의 관심 수준을 묻는 질문이다. 이는 성소수자 정치에 대한 인식을 묻기 이전에 참여자들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정치 참여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문항이다. 해당 문항의 평균 점수는 4.01점(5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응답 분포를 보면 4점이 40명(33.9%), 5점이 46명(39.0%)으로 전체 응답자의 약 73%가 4점 이상을 선택했다. 반면 정치 관심이 낮다고 응답한 1~2점 응답자는 12명(약 10%)에 그쳤다. 이는 RUN/OUT 참여자들이 일반 시민 집단이라기보다 이미 정치적 문제의식을 일정 수준 공유하고 있으며 정치 과정 자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 의지가 비교적 높은 집단임을 보여준다.

 

(2) 출마 상상 가능성

나 혹은 주변 사람이 선거에 출마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1)현실적으로 어렵다 ↔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5)

 

두 번째 문항은 정치 관심과 실제 정치 진입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측정하기 위한 질문이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것과 실제 선거 출마를 상상하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구성되었다. 응답 평균은 3.14점으로 나타났다. 분포를 보면 3점 응답이 33명(28.0%)으로 가장 많았으며, 4점 32명(27.1%), 2점 25명(21.2%), 1점 15명(12.7%), 5점 13명(11.0%) 순으로 나타났다. 출마를 현실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고 응답한 4~5점 집단은 약 38%,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응답한 1~2점 집단은 약 34%로 비교적 유사한 규모로 분포했다. 이 결과는 참여자들이 정치 참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선거 출마는 여전히 높은 장벽을 가진 선택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정치 관심과 실제 정치 진입 가능성 사이에는 일정한 심리적 거리감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3) 성소수자가 살기 좋은 사회의 조건: 제도 vs 대표

성소수자가 살기 좋은 사회가 되려면, (1)법과 제도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 성소수자인 정치인이 먼저 당선되어야 한다(5)

 

세 번째 문항은 성소수자 정치가 사회 변화를 만들어내는 방식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다. 제도 변화와 정치적 대표성 가운데 어떤 요소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조건으로 인식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구성되었다. 해당 문항의 평균 점수는 2.94점으로 나타났다. 응답 분포를 보면 2점 41명(34.7%), 1점 19명(16.1%)으로 법과 제도 변화가 먼저 필요하다는 응답이 총 60명(50.8%)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소수자 정치인의 당선이 우선이라고 응답한 4~5점 집단은 39명(33.1%)이었다. 이는 참여자들이 성소수자 정치인의 등장 자체가 사회 변화를 자동적으로 가져온다고 보기보다, 제도적 기반과 정책 환경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정치 대표성과 제도 변화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작동할 수 있다는 인식 역시 함께 확인된다.


(4) 성소수자 정치의 시작 조건: 사회의 변화 vs 개인의 용기 

성소수자 정치가 시작되려면, (1)사회의 인식 변화가 우선이다 ↔ 개인의 용기와 커밍아웃이 우선이다(5)

 

네 번째 문항은 성소수자 정치가 시작되는 조건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다. 사회적 환경의 변화와 개인 정치인의 결단 가운데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한 출발점으로 인식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구성되었다. 이 문항의 평균 점수는 2.95점으로 나타났다. 응답 분포를 보면 2점 35명(29.7%), 1점 22명(18.6%)으로 사회 인식 변화가 우선이라는 응답이 총 57명(48.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개인의 용기와 커밍아웃이 우선이라고 응답한 4~5점 집단은 41명(34.8%)이었다. 이는 참여자들이 성소수자 정치의 출발을 특정 개인 정치인의 등장이나 결단보다는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정치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이해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성소수자 정치가 개인의 용기만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참여가 가능해지는 사회적 조건과 제도적 환경이 함께 형성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비교적 우세하게 나타났다.

 

(5)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 안전 vs 드러냄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은, (1)“굳이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전에서 출발한다 ↔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5)

 

다섯 번째 문항은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이 어떤 방식에서 시작된다고 인식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질문이다.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환경과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가시성 가운데 어떤 요소가 정치적 가능성을 여는 조건으로 인식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구성되었다. 해당 문항의 평균 점수는 3.78점으로 나타났다. 응답 분포를 보면 5점 47명(39.8%), 4점 36명(30.5%)으로 전체 응답자의 약 70%가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정치’에 가까운 응답을 선택했다. 이는 참여자들이 정치 환경의 제약을 인식하면서도 성소수자 정치의 가능성이 존재를 숨기지 않는 가시성 속에서 확장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동시에 정치 참여가 반드시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 역시 함께 나타나, 가시성과 안전 사이의 현실적 긴장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6) 커밍아웃한 정치인의 당선 조건: 개인의 당선 vs 공동체의 경험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정치인이 당선되려면, (1)특별한 개인의 출마 및 당선이 더 중요하다 ↔ 공동체가 함께 쌓는 경험과 기억이 더 중요하다(5)

 

여섯 번째 문항은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정치인의 당선이 어떤 조건에서 가능하다고 인식되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개인 정치인의 돌파적 성공과 공동체 경험의 축적 가운데 어느 요소가 더 중요한 조건으로 인식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구성되었다. 해당 문항의 평균 점수는 3.68점으로 나타났다. 응답 분포를 보면 4점 39명(33.1%), 5점 28명(23.7%)으로 공동체 경험의 축적을 강조한 응답이 총 67명(56.8%)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 정치인의 출마와 당선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1~2점 집단은 21명(17.8%)에 그쳤다. 이는 참여자들이 성소수자 정치인의 당선을 특정 개인의 돌파적 사건으로 보기보다 공동체가 축적해 온 경험과 사회적 변화의 과정 속에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7) 커밍아웃 성소수자 정치인의 대표성: 전체 유권자 vs 성소수자 공동체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정치인의 대표성은, (1)불특정 다수 유권자에게 더 향한다 ↔ 성소수자 공동체에게 더 향한다(5)

 

마지막 문항은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정치인이 어떤 대상에 대한 대표성을 중심으로 정치 활동을 수행한다고 인식되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보편적 유권자 대표성과 성소수자 공동체 대표성 사이의 인식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구성되었다. 해당 문항의 응답 평균은 3.61점으로 나타났다. 응답 분포를 보면 4점 34명(28.8%), 5점 38명(32.2%)으로 성소수자 공동체를 향한 대표성을 강조한 응답이 총 72명(61.0%)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일반 유권자 대표성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1~2점 집단은 27명(22.9%)이었다. 이는 참여자들이 성소수자 정치인의 역할을 단순히 보편 정치의 일부로만 이해하기보다 성소수자 공동체와의 정치적 연결과 대표성 역시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성소수자 정치에 관한 인식은 어떠한 경로로 연결되는가

 

이와 같은 설문 문항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참여자들이 성소수자 정치를 둘러싼 인식을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지에 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지점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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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RUN/OUT 참여자들의 정치 참여 인식은 ‘정치 관심 → 출마 상상 → 출마 의향’이라는 단계적 구조로 나타났다. 정치 관심도와 출마 상상 가능성 사이에는 비교적 뚜렷한 상관관계가 확인된다(r=0.39).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참여자일수록 자신이나 주변 사람이 선거에 출마하는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과 정보 접근이 높아질수록 정치 참여가 점차 개인의 삶과 연결된 가능성으로 인식되기 시작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치 관심이 곧바로 출마 의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출마 의향과 정치 관심도의 상관관계는 r=0.33 수준으로 유의미한 관련성을 지녔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실제 설문 결과에서도 정치 관심도는 높게 나타났지만, 출마 의향 단계에서는 캠페인 참여나 정치 활동 지원 수준에 머무르는 응답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즉, 정치에 대한 관심과 실제 정치 진입 사이에는 여전히 일정한 거리감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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